트라우마란 무엇인가?
트라우마는 심리적 외상, 즉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경험한 후 남는 정신적인 상처를 의미합니다. 교통사고, 자연재해, 학대, 따돌림, 갑작스러운 사별, 폭력적인 사건 등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단지 기억에만 남지 않고, 일상생활, 감정, 행동, 신체 반응 등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울감, 불면증, 불안, 무기력, 공격성, 회피 반응, 반복적인 악몽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소개할 방법들을 통해 삶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습니다.
1. 트라우마를 인정하고 감정을 받아들이기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부끄러워하거나 외면하려 합니다. 그러나 회복의 첫걸음은 ‘인정’입니다. 내가 경험한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그 당시의 감정—슬픔, 분노, 수치심, 공포—을 억누르지 않고 마주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나는 약하지 않아", "내가 겪은 일은 정말 힘들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은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드러냈을 때 조금씩 사라질 수 있습니다.
팁: 감정을 외부에 표현하기 어렵다면, 그림, 음악, 글쓰기 등 창조적인 방법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2. 안전한 환경 만들기
트라우마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 더 깊이 각인됩니다. 따라서 회복을 위해선 '지금 나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심리적, 물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보세요.
예를 들어, 집 안에 편안한 조명을 두고, 소음이 적은 공간을 만들며, 자극적인 콘텐츠(폭력적인 뉴스, 소셜미디어 등)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팁: 작은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하루에 10분이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안정감이 생깁니다.
3. 전문가의 도움 받기
심리적인 상처는 혼자서만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트라우마는 과거의 기억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선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상담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구조화된 방식으로 내면을 탐색하고 감정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요법), 인지행동치료(CBT), 정신역동적 치료 등 다양한 트라우마 특화 치료가 있습니다.
팁: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내가 약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용기를 낸 사람만이 진짜 회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자기 돌봄(Self-care) 실천하기
트라우마로 인해 우리는 종종 자신을 돌보는 데 소홀해집니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자기 돌봄’은 회복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규칙적인 수면, 영양가 있는 식사, 산책이나 요가 같은 신체 활동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디지털 디톡스나 SNS 사용 줄이기, 따뜻한 목욕, 향기로운 차 마시기 등 작은 루틴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팁: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작은 실천이 쌓이면 회복의 발판이 됩니다.
5. 일기 쓰기와 감정 표현 훈련
자신의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일기 쓰기는 트라우마 회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를 ‘감정 일기’ 혹은 ‘트라우마 일기’라고도 합니다. 꼭 힘들었던 사건을 자세히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날 느낀 감정, 몸의 변화, 생각 등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내면의 감정을 정리하고, 머릿속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감정 표현 훈련은 억눌린 감정을 외부로 건강하게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팁: "나는 오늘 슬펐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런 문장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표현’이지 ‘잘 쓰는 것’이 아닙니다.
6.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
사람은 관계 속에서 치유됩니다. 내 이야기를 비난하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과의 대화는 심리적으로 큰 위로가 됩니다. 단 한 명이라도 좋습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와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친구, 가족, 혹은 지지 그룹에서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팁: 누군가에게 “그냥 내 얘기만 들어줬으면 좋겠어”라고 먼저 요청해보세요. 도움을 요청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7. 시간과 과정을 믿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어떤 날은 나아진 것 같다가도, 다시 불안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회복의 일부’일 뿐, 실패가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를 칭찬해주세요. 시간은 치료의 가장 강력한 친구입니다.
팁: 작은 성취를 기록해보세요. “오늘은 눈물이 안 났다”, “오늘은 밥을 잘 먹었다.” 이런 변화들이 모여 진짜 회복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당신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지만, 다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고,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의 회복 여정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